130살까지 살 것을 대비하는 삶 vs 오늘의 아이스 아메리카노
오늘 점심식사를 하던 중,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2030년이 되면 사람이 130살까지 살게된다고 하더라" 그 말에 나는 곧장 대답했다. "그 때까지 뭐해 먹고 살라고" 아버지도 대답했다. "그러게". 안그래도 '100세 시대'라고 최소 두가지 직업으로 살게될 거라고 하던 데, '130세 시대'가 되면 두가지 직업으로도 부족할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지금부터 저금을 해야하나? 아직 첫번째 직업도 구하지 못했음에도 두번째, 세번째 직업에 대해 준비해야하나?
미래를 준비하는 것과 현재를 즐기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머리 속이 복잡해진다. 그러다 결국 하는 대답은 "어떻게든 되겠지". 아마도 복잡한 머리속의 저울이 후자에 기운 듯하다. 정리되지 않은 내 복잡한 머리 속을 한번 풀어헤쳐 보자.
1. 몇달 전 페이스북에서 많은 호응을 얻은 사진이 있다. 바로 청춘페스티벌에서 요조의 이야기였는 데 "늙어서 잘 살려고 오늘 먹고싶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왜 참아야하죠?", "여러분의 아름다운 젊을을 올 지 안올 지 모르는 미래때문 혹사시키지 마세요"의 내용이다. 이에 많은 젊은이들이 공감한다고 좋아요를 눌러댔다. 나도 이에 공감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참지 않고 먹는다.
2. 내가 스무살 때, 첫 소개팅을 했다. 친구의 중학교 동창이었는 데, 만나기 전에 문자를 먼저 시작했다. 그때도 혼자놀기의 고수였던 나는 문자에 너무 서툴었다. 그래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 문자를 이어가다 전화를 했다. 전화로 이어진 대화는 현재 무엇을 하고 있는 지로 시작되어 미래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하게 되었다.
그 친구는 "내일 죽을 지도 모르는 데 미래를 준비해 뭐하냐"며 지인에게 소개 받아 건설 일용직을 현재 하고 있다고 했다. 대학을 가지 않고 건설 일용직을 하는 것은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았다. 군대를 다녀오기 전 남자 아이들이 복학을 생각하지 않고 결석을 밥 먹듯이 하는 걸 학교에서 매일 보고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루살이와 같이 현재를 즐기며 살고 싶다"고 말하는 그 친구가 이해되지 않았다. 10년 후에 살고있을 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일단 내일 사는 것은 확실하지 않은가. 그런데 당장 내일도 준비하지 않는다는 그 친구가 이해되지 않았다.
지금 돌이켜보면 나는 '미래를 준비하는 것은 당연하다'라는 생각에 고집을 피워 '10년 후를 위한 저축, 공부를 하지 않고 현재를위해 소비하며 살겠다'는 그의 생각을 곡해하고 확대해석한 것이다. 그러면서 지금은 요조의 말에 공감하고 있다.
3.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무언가가 되어야한다'라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교회에서 배운 '목적이 이끄는 삶', '나를 존재하게 한 하나님의 계획'에 몰입해 나는 무엇을 해야할 사명이 있다며 '나는 무엇이 되어야 하는 가'에 대해 고민했다. 만약 내게 그런 계획이 있으셨다면 하나님께서는 분명 그 길로 나를 알아서 이끄셨을텐데 말이다.
거의 10년을 무엇에 대한 답을 찾느라 소비한 지금 내가 내린 답은 무척 허무하다(그래도 그 기간의 물음으로 내가 하고 싶은 것, 보람을 느끼는 것에 대해 열심히 생각해 희미한 진로를 그려냈다). 행복하게 살라고. "내가 행복하게 살기를 하나님은 바라실 것이다"라는 게 지금의 내가 내린 답이다. 인생의 목적이 사명에서 행복으로 바뀐 것은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내게는 큰 변화다. 무엇이 보물인지 모르는 보물찾기보다 사냥에 쓸 도구 선택이 훨신 간단명료하지 않은가.
(기사출처 :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071203019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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