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예고편으로 연말에 떡만두국

새해가 다가오고 있다. 새해 첫날*에 끓여먹을 만두를 주문해놓았는데 어제 저녁에 밥이 떨어져 떡만두국을 끓였다.

 

*여기서 잠깐! '새해 첫날'이 맞고 '신정'은 틀렸다.

  일본은 음력이 아닌 양력 새해 첫날을 챙긴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이 우리나라 고유의 명절인 '설(음력 1월 1일, 정월 초하루)'을 '구정'으로, 양력 새해 첫날을 '신정'으로 명명하고 '설'을 챙기는 것을 금지했다. 우리나라의 민족성을 말살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설은 이승만/박정희/전두환을 거쳐서도 민족 대명절의 위상을 복권하지 못했고 1989년이 되어서야 다시 '설날'로 복권되었다.
  민족 고유의 명절인 설날을 굳이 구정이라고 우리 스스로 폄하하여 부를 필요가 있을까? 그래서 나는 설날을 설날으로, 1월 1일을 새해 첫날이라고 부르려고 한다.(새해 첫날이 아니라 1월 1일이라고 불러도 됨, 신정은 안됨)

 

 

  다시 본 주제로 돌아가서, 당장 다음주 새해 첫날부터 2024년 설날인 2월 10일까지 까지 장장 41일동안 줄기차게 떡국을 먹는 떡국기간*이 도래하기에 이번주엔 떡국 비슷한 떡만두국을 끓이고 싶지 않았다. 떡국의 떡을 안좋아하기에, 떡국기간을 위하여 만두를 미리 사놓았을 뿐 바로 냉동실에 넣었다. 그런데 떡국기간을 앞두고 12월 28일에 떡만두국을 먹다니. 두시간을 고민했다. 하지만 밥이 없고... 햇반 사러 나가기도 싫고... 안먹기엔 배고프고... 졌다.

* 떡국기간: 우리나라는 설날에 새해를 맞아 떡국을 먹으며 나이를 한 살 먹는다고 하는데, 우리집은 새해 첫날에도 떡국을 먹고 설날에도 떡국을 먹는다. 또 그 사이에 틈만 나면 떡국을 먹으며 연초를 느낀다. 돌이켜보면 아버지가 떡만두국을 엄청나게 좋아하셔서 그랬던 것 같은데... 아무튼 우리집에서 새해 첫날부터 설날까지는(사실 설 다음주까지도...) 새해 첫날과 설날을 대비하여 떡과 만두를 집에 구비해놓고, 구비해놓은 게 있으니 떡만두국을 더 자주 해먹는 떡국기간이다.

 

 

나는 떡만두국을 이렇게 끓인다

 

떡만두국 레시피
0. 떡을 물에 담가놓기
1. 소고기 국거리있으면 참기름+식용유 넣고 볶기(겉은 다 익을 때까지)
2. 물을 전체 양의 2/3만 넣기
3. 국간장 2숟가락, 간마늘 1숟가락 넣고 소금으로 간 맞추기(조금 짜네 정도)
4. 끓이기
5. 떡이랑 만두 넣고 물을 전체 양의 1/3 추가로 넣기
6. 쇠고기다시다 1/4숟가락 넣고, 소금으로 간 맞추기(입맛에 맞게)
8. 끓으면 흰자+노른자 푼 계란 넣고, 파 넣고 간 맞추기(입맛에 맞게)
9. 만두 익었는지 확인하기(만두만 들어서 젓가락으로 속을 찔러봤을 때 젓가락 뜨끈하면 됨, 따뜻하면 더 익혀야함)
10. 맛있게 먹기

 

 

 

  고민했던 것이 무색하게, 정말 맛있게 먹었다. 쇠고기다시다를 뺐어도 맛있었을까. 한번 도전해봐야하는데, 음식 가지고 도전을 잘 안하는 편이라 안 빼게 된다. 뭐, 쇠고기다시다가 나쁜 것도 아니고.(MSG 몸에 안좋지 않음)

 

  떡만두국은 한 해의 떡국기간에 물릴 정도로 먹게돼서 떡국기간 외에는 잘 안먹게 되는데, 내년에는 더 빨리 물릴 것 같다. 아닌가. 어제 먹은 떡만두국이 너무 맛있었어서... 내년에는 더 자주 해먹을 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