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영화 <위대한 쇼맨>, 근데 쓰레기 미화였던
씬들 2024-01-10
많은 사람들이 봤을, 아래 영상을 보고 영화 <위대한 쇼맨>을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2024년 새해를 맞이한 그 밤 이 영화를 봤다. 영화 ost 중 한 곡인 <This is me> 인데 가사 중 아래 가사들을 시작으로 노래 전체가 감명깊었다.
When the sharpest words wanna cut me down
날카로운 말들이 내게 상처를 입혀도
I`m gonna send a flood, gonna drown `em out
난 파도와 함께 씻어낼거야
I am brave, I am bruised
난 용감해, 흉터도 많지만
I am who I`m meant to be
난 내가 자랑스러워
This is me
이게 나야
Look out 'cause here I come
기다려 내가 갈테니
And I'm marching on to the beat I drum
나만의 발걸음으로 나아가리
I'm not scared to be seen
남들의 시선은 두렵지 않아
I make no apologies, this is me
누구에게도 미안하지 않아
This is me
이게 나니까
영화 <위대한 쇼맨>은 2024년 1월 기준, 티빙/넷플릭스/웨이브에 무료로 올라와있지는 않고 웨이브/시리즈온 에서 개별 구매가 가능하다. 디즈니플러스에는 있는 거 같기도 한데 그건 가입안해서 모름(무빙 아직도 안봄ㅎ)
나는 네이버 시리즈온에서 구매해서 봤는데 구매가 아니라 5년 대여다. 그 전에 네이버가 망하면 그것도 안되겠지. 전자책 이북이고 영화고 이상하다. 종이책은 소장, 전자책 이북은 대여인데 가격 비슷하고 영화도 구매인 줄 알았더니 5년 대여라고 하고 참. 아무튼 그래서 5년 후에 다시 보려고 2029년 일정에 적어놓았다가 삭제했다.
영화 ost는 정말 다 좋다. 노래 가사들이 주옥같다. <A Million Dreams>부터 <Never Enough>도 좋았고, <From Now On>은 제목으로 타투할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찝찝했다.
스포주의
(안보길 바래서 스포주의 길이 짧음^^)
영화의 주인공은 P.T.바넘.이다. 영화에서 바넘은 돈 벌려고 공룡 뼈 등이 있는 호기심 박물관을 차렸다가, 수염이 난 여성, 작은 키의 남성, 흑인, 아시아인 등을 배우로 한 서커스와 같은 공연으로 인정을 받고 돈을 벌었다. 그러다 상류사회의 인정을 받고자 딴길로 샜다가 스캔들도 나고, 기존의 서커스 같은 공연도 망하고 그래서 가족도 잃고 공연장도 잃었다. 바넘은 그렇게 망하고 나서야 성공의 목적이 자신의 가족의 행복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위대한 쇼맨도 되고 다정한 가장도 되었다.
이 과정 중에 자기 살길 찾으려고 백인이 주류인 사회에서 특이하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이후 '특이한 사람'이라고 일단 명명하겠다... 마음에 안듬)을 찾고 공연을 성사시키는 내용에서 제일 먼저 거슬렸다. 극 중 당사자들이 사회의 그림자 속에서 자신들을 꺼내주었다고 말하고, 이 공연단이 자신들의 가족이라고 말하지만 바넘에게 그들은 명확하게 수단으로만 보였다.
또 내가 감명깊게 보고 들었던 <This is Me>에서 상처를 입힌게 공연단을 무시하고 반대한 세력만이 아니라 바넘이라는 것도 내 감동을 앗아갔다.
마지막에 망해서 실의에 빠진 바넘에게 레티 러츠와 다른 공연단 사람들이 자신들을 방구석에서 꺼내주고 인정해준 게 바넘이라며, 이곳이 자기 집이고 가족이라며 바넘을 위로하고 일으켜 세워주는데 그것을 보며 나는 '바넘에게도 저들이 가족일까'하는 생각이 사라지지 않았다. 바넘은 그 응원을 듣고 자기 가족들한테 사죄하러 간다.
미화된 영화를 보면서도 바넘이 특이한 사람을 찾고, 모으고, 활용하고, 무시하고, 외면하고, 다시 함께하는 것에 응원할 수가 없었다. 바넘의 성공기를 바라보며 희열을 느낄 수 없었다. 주인공에게 이입하자니 공연단 사람들에게 동지애를 느끼지 않고 이용만하고 있고, 공연단 사람들에게 이입하자니 무시받으며 이용만 당하는 사람이 된다. 이게 뭐지 싶어서 좀 알아봤다.
<위대한 쇼맨>은 P.T.바넘 이란 실존인물의 이야기를 영화한 것인데, 이 사람은 악행 중 대표적인 것이 근육병으로 신체가 마비된 흑인여성 조이스 헤스를 데려와 사기를 치다 사후에는 몸을 해부해서 공개 전시하기까지 했다. 이 외에도 장애인들을 경제적으로 고립시켜 데려와서 전시하고, 야생동물을 사용하다 학대하고. 남미 등 원주민들을 납치해서 전시했다는 등 많은 말이 있다. 말년에 정치를 하면 노예 해방을 지지했다느니 하는 주장도 있지만,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에 전부 몸을 담으며 본인 사업에 불리한 소문을 없애고 적을 제거하고 탈세를 했다는 반박이 존재한다.
정말 반성을 했다면, 링링형제들과 바넘&베일리라는 바넘의 서커스단이 2017년 5월 21일까지 왜 운영됐을까? 그런 공연을 운영한 게 정말 인류애일까?
https://ko.wikipedia.org/wiki/P._T._%EB%B0%94%EB%84%98
(참조가 트위터와 위키라서 좀 부끄럽다. 하지만 도서관가서 바넘 관련 책 찾아보기는 싫은 걸... 이 외에 구글링해서 찾은 여러 정보 보고 생각 정리했어요ㅎㅎ)
1800년대 후반이라서 천부인권과 동물권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박물관 전시하듯 사람을 전시하는데 거리낌이 없고 나아가 이것을 인류애라며 미화하기까지 하니 영화를 보면서도 찜찜했고 실존인물이라는 것을 알고서는 역겨웠다.
왜 좋은 노래들이 있고, 휴잭맨이 주인공이며 투자까지 한 이 영화가 투자사를 찾이 못해 힘들었었는지 이해가 됐다. 왜 이런 영화를 찍고 투자했는지 휴잭맨에 대해 부정적이게 되는 것과 같은 이유이리라.
실존인물 미화니 뭐니를 차치하고 좋은 ost로 많은 사랑을 받는 영화다~라는 말들은 실제 피해자가 있는 한, 본인이 그 피해자가 아닌 한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를 소비했다는 데에 반성한다.
'인생후기 > 감사 감상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 죽기 전에 가장 듣고 싶은 말> 나는 아만다 사이프리드와 닮았다. (0) | 2024.08.12 |
---|---|
<서울의 봄> 보고 운 사람 (0) | 2024.08.10 |
<1인 가구 살림법> 나 하나는 내가 건사하며 살아야한다 (0) | 2024.08.10 |
스타벅스 크림치즈 펌킨 케이크 맛있다 (0) | 2024.08.10 |
양희은. 엄마가 딸에게. 좋은 삶을 살겠다고 약속해주겠니 (0) | 2018.05.08 |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내가 죽기 전에 가장 듣고 싶은 말> 나는 아만다 사이프리드와 닮았다.
<내가 죽기 전에 가장 듣고 싶은 말> 나는 아만다 사이프리드와 닮았다.
2024.08.12 -
<서울의 봄> 보고 운 사람
<서울의 봄> 보고 운 사람
2024.08.10 -
<1인 가구 살림법> 나 하나는 내가 건사하며 살아야한다
<1인 가구 살림법> 나 하나는 내가 건사하며 살아야한다
2024.08.10 -
스타벅스 크림치즈 펌킨 케이크 맛있다
스타벅스 크림치즈 펌킨 케이크 맛있다
2024.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