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16일. 2015년 4월 16일,
2014년 4월 16일. 나는 학과 조교로 근무하고 있었고 한창 교육부에 제출할 특성화 계획안을 작성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급하게 자료 정리와 문서 작성을 하던 와중에 여객선이 침몰했다가 전원 구조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함께 일하던 친구와 다행이라며, 큰 일 날 뻔 했다고 안도하고 다시 업무에 집중했다. 업무시간이 끝나고 6시 쯤 집에 가는 길에 전원 구조가 오보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후 몇일 TV와 인터넷으로 모두가 세월호를 주시하며 생존자가 나오기를 고대했다. 유속이 빨라 구조에 난항을 겪는다는 보도를 들으면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단 몇 명만이라도 더 살아있어 구조되기를 기도하며 기적을 바랬다. 어찌할 바를 몰라 울부짖는 가족 분들을 보면서, 배 안에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살아 돌아갈꺼라고 말하는 아이들의 영상을 보면서 함께 울었다.
실종자들의 죽음이 확실시된 후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과 이에 대해 문제 의식을 갖은 사람들은 우리나라가 변화해야할 때라고 말했다.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위해서, 누구도 의문을 품지 않도록 진실을 규명하고 관련자를 처벌하고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한다고 말했다.
나 또한 공감한다. 2014년의 사고는 세월호로 끝나지 않았다. 2014년 우리나라는 사고의 해였다. 생명을 앗아간 사고들이 연이어 발생했고 이는 피해자의 과실이든, 책임자의 과실이든, 의식의 문제이든, 정책과 관리의 문제이든 모두 '누구라도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안전의 문제였다. 내 가족과 친구들의 생명을 담보로 운과 불운을 따지고, 팔자라며 넘어갈 수 있을까?
2015년 4월 16일. 1월부터 시행된다던 세월호 특별법으로 조직될 조사위원회는 아직도 감감 무소식이다. 무엇을 숨기려고하는 것인지, 무엇때문에 조사하면 안되는 것인지 조사위원회의 활동을 제약하려고한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안전하지 못한다. 문제가 분명하지만 도무지 해결책을 찾으려고하지 않는다. 문제가 해결될 거라는 희망도 보이지 않는다. 점점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우리나라는 희망이 없어', '우리나라는 나아질 수 없어', '우리나라는 안돼'. 우리나라 속에 우리가 있고 내가 있다. 그렇다면 이 말은 '나는 희망이 없어', '나는 나아질 수 없어', '나는 안돼'로 이어진다.
허망함이 가득찬 사회에서 도대체 누가 원동력이 될 수 있을까. 더 좋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잃은 채 현재에 안주하고, 예방할 수 있는 일을 운이 없었다며 자조하는 어른들을 보며 다음 세대가 희망차기를 바랄 수 있을까.
우리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려면 다음을 위해서 외양간을 고쳐야한다. 세월호의 진실이 규명되고 잘못한 사람은 처벌받아야한다. 잘못된 시스템을 고쳐야한다. 그렇게 우리 사회에서도 정의가 실현되고 인명을 존중된다는 것을 보여주어야한다. 우리에게도 희망이 있고 성장할 방법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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