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과거를 지워드립니다> 진짜 샤를로타가 된 찰리
책을 보면서 우리는 뭔가를 얻는다. 자기계발서와 같은 비문학이 이유식이라면 문학은 급식이다.
문학은 비문학처럼 '이 책을 읽는다면 이건 꼭 알고가야지!'하고 떠먹여주지 않는다. 배식받는 급식처럼 각자 받은 음식과 양은 동일하지만 그 중 뭘 먹을지, 얼마나 먹을지 스스로 수저를 들어야한다. 더 맛있어보이기에 이유식보다 '인스턴트' 처럼 보이지만 개인의 소화능력에 따라 얻는 것이 다르니 우습게 보면 안된다(그 중 정말 인스턴트가 있을 지라도 그 만족은 개인에 따라 다를 것이다. 무협지를 읽고 수능 언어영엑 성적이 유지된 나처럼).
불안, 대통령의 글쓰기 등만을 뒤적거리다 오랜만에 좋아하는 장르인 소설 <당신의 과거를 지워드립니다>를 구매했다. 편하게 읽을만한 책을 구한 것이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 나는 좋은 생각을 얻었다.
이 소설은 '소설이니까 이해하자'싶은 부분이 몇 있다. 주인공 찰리(샤를로타)의 원나잇 한번이 FC상파울로의 흥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첫사랑과의 첫경험이 일생을 바꿔버린다. 이를 나비효과라는 한마디로 이해시키려고하니 세상이 그렇게 단순하지않고 사람 인생이 그리 간단하지 않다고 말해주고 싶다.
또 과거를 지우고 급변한 상황에서 찰리가 정신 없어서인지 읽는 나까지 정신이 없었다. 아마 1인칭 주인공시점으로 찰리의 시점에서 서술되어 그런지 대체 뭐가 어떻게 된건지 내가 찰리가 된 것 마냥 정신이 없었다.
하지만 그렇게 몰입될 정도로 공감하는 부분이 있었고 요즘 내게 꼭 필요한 생각을 하게끔 만들어주었다.
35p. 나는 왜 꿈도 없고 목표도 없고 계획도 없을까?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마치 우주 속을 떠도는 느낌이다. 출발선에 서서 제대로 된 인생이 시작되기만을 기다리는 것 같다. 생각이라는 것을 해 시작한 이래도 나는 줄곧 인생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 가사들처럼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내 인생이 완벽하게 제대로 돌아가며 '바로 이거야'라는 생각이 들기를. 그리고 지금과 같은 순간에는 내가 언젠가 깨어나서 '그런 순간은 절대로 오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게 될까 봐 두렵다. 나는 헛되이 기다렸고 그사이 인생은 나를 지나갔다는 것을 깨달을까 봐.
찰리가 자신의 선택들을, 과거의 지우고 싶던 순간들을 지우고 얻은 채식주의자, 비흡연가, 직장때문에 유지하는 친구 이자벨, 바뀐 음악 취향과 옷 스타일 등은 "내가?", "내가 그랬다고?"라고 의문을 자아낼 정도로, 당장 바꿔버리고 싶을 정도로 찰리 답지 않은 삶이다.
후회하는 선택과 행동들이지만 그게 바로 찰리다운, 찰리인 것이 었다. 후회하는 선택을 모두 지우고 나 답지 않지만 누가봐도 행복해보이는 후회 없는 삶을 살아도 행복하지 않은 것이다. '나'다운 삶이 아니라면.
후회하고 지워버리고 싶은 순간이지만 그 순간에는 제일 나다운 선택과 행동이었던 것이다. 그게 나고 그로서 지금의 나도 있는 것이다.
후회되? 그럼 지금 만회해.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해.
기적을 바라지 않아도 바꿀 수 있는,
나아질 수 있는 방법이 분명 있어.
기적으로 얻은 것보다 분명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야.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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