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3학년 때, 대학교 학과를 정해야하는 데 정할 수가 없어 많이 울었다. 그 때 일기를 보면 '사막에 있는 것 같다. 어디로든 갈 수 있지만 어디로도 갈 수 없어 막막하다'라고 적혀있다. 그리고 지금도 같다. 그 때보다 폭이 좁아진 것 같지만 사실은 더 넓어진 지금도 '사막과 같다'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지난 꽃보다할배 그리스편에서 실제 사막을 달리는 선생님들이 이야기한다. 백일섭 선생님이 "길이 없다!"라고 하니, 이순재 선생님이 "어딘 길이 있나?"하고 말씀하셨다.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문득 더 다가온다.
어떤 것을 선택한 들 제대로 된 길이 있을까. 정해진 길이 있을까. 내 길은 내가 만들어야하는 게 맞는 것인데. 대체 나는 누가 만들어 놓은 길을 찾았던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