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청춘 맞나요. 혁오의 위잉위잉
'혁오'라는 밴드 이제 다들 아시죠? 무한도전에 나와서 대중적으로 알려져 이제는 멜론 실시간 음원순위 1위를 며칠 째 쥐고있는 밴드입니다. 저도 무한도전 덕분에 알게되어 노래를 듣던 중 제 속마음을 들여다본 것 같은 노래가 있어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마치 제 일기장을 들여다본 것 같더라고요.
밴드 혁오의 위잉위잉.
위잉위잉, 비잉비잉 하는 의성어가 특징인 이 노래는 의성어같이 귀여운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습니다. "위잉위잉, 하루살이도 처량한 나를 비웃듯이 멀리 날아가죠. 비잉비잉, 돌아가는 세상도 비웃들이 계속 꿈틀대죠" 하루살이, 비웃음. 멜로디와 반주에 묻혀있는 가사들은 전혀 귀엽지도 즐겁지도 신나지도 않습니다. 처절하고 처참하죠.
"집구석 뒹굴뒹굴 할 일 없어 빈둥대는 내 모습 너무 초라해서 정말 죄송하죠" 속 없이 편한 줄 아는 청춘들의 속마음이 어떻게 들리시나요. "Tell me Tell me , Please don't tell 차라리 듣지 못한 편이 내겐 좋을거야. Tell me Tell me , Please don't tell 차라리 보지 못한 편이 내겐 좋을거야. Tell me Tell me , Please don't tell 느껴보지 못한 편이 좋을거야. Tell me Tell me , Please don't tell 차라리 살아보지 못한 편이 좋을거야" 설마 이렇게까지 생각할까하는 생각이 드시나요.
네. 생각합니다.
초중고에 대학교까지 정규교육과정을 모두 거쳤음에도 무엇을 해야할지, 대체 무엇을 할 수 있는 건지 모르는 상태에서 청춘은 없습니다. 메마르고 언 땅에서 싹을 틔울 틈도 찾지 못하는 저희가 어떻게 푸르를 수 있을까요. '죽는 게 더 행복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문득 하다가 바로 부모님과 저보다 힘든 사람들에게 미안해하는 것을 몇번이나 반복했습니다. 아마 제 일기장을 저희 부모님이 보시면 깜짝 놀라실겁니다.
청춘들의 속사정을 모르며 베짱이들이라고 비난하시는 분들께도 들려드리고 싶지만 특히 저와 같이 버둥대고있는 사람들에게도 이 노래를 추천합니다.
이 노래를 들으면 더 우울하지 않냐고요? 외면해서 나아질 수 있다면 안들어도 좋습니다만 제 경험상 홀로파는 땅굴은 더 깊어질 뿐이더라고요. 이전에 에픽하이의 헤픈엔딩을 소개해드릴 때처럼 공감이 위로가 됩니다. 적어도 나만 그런 건 아니라고, 내가 유난스러운 게 아니라고, 나와 같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됩니다. 그걸 우연히 만난 노래에서 느끼면 정말 좋은 인생 친구를 만난 것 같죠.
서점도 마찬가지입니다.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스물아홉살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하다>, <나는 오늘도 나를 응원할 것이다>,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등 내 얘기같은 책이 차고도 넘칩니다. 모두 다 나만을 위한 책일까요? 출판사에서 소수에게 장사하려고 책을 낼까요? 다 그 만큼 수요가 있다는 겁니다. 저 제목들을 듣고 자기 얘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겁니다. '내'가 이상한 게 아니고, '나'만 유난스러운 게 아니라는 겁니다.
힘내라는 소리는 하지 않겠습니다. 그저 외로워하지만 맙시다 우리.
그리고 무엇이든 해봅시다(이건 저 스스로에게만 하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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