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스무살, 그녀는 예뻣다. 내 드라마의 선택기준은 여자주인공?
원래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스토리 만큼이나 남자 배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트와일라잇이 여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 때도 나는 시리즈의 첫번째인 트와일라잇만 한번 보고 눈길을 돌렸다.
좌측의 사진의 모습이었다면 나 또한 헤어나오질 못했겠지만 그 당시 로버트 패티슨은 좌측의 모습이었다. 나는 각진 턱에 얼굴이 큰 남자를 '멋있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남자주인공에게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거기다 스토리에도 신선함과 흥미롭다는 인상을 갖지 못해서 나는 주위의 많은 트와일라잇 덕후들과 동행할 수 없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영화의 수준보다 너무 과한 사랑을 받은 시리즈 중 대표가 바로 트와일라잇 시리즈다. 비슷한 느낌의 권상우에게도 매력을 느끼지 않아 그가 나온 드라마를 안봤다.
이렇게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기준이 남자주인공이었는 데, 요즘 바뀌고있다. 여자주인공이 중요하다. 이렇게 성 정체성이.. 지금 보고있는 드라마인 <두번째 스무살>과 <그녀는 예뻤다>를 보면서도 남자주인공보다 여자주인공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30대 후반이라도 느끼기 힘들던 최지우를 보면서 진실로 30대 후반의 수동적이게 살아왔던 여자를 보고,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는 황정음을 보면서 공감을 한다. 최지우의 남자로 나오는 차현석이나 황정음의 첫사랑 지성준을 연기하는 배우가 누군지는 관심이 별로 없다. (지성준에게는 조금씩... 관심이 생기기는 하고있다...) 것보다 황정음의 친구로 나오는 고준희의 패션을 더 주시한다.
이러한 초점의 변화는 무엇 때문일까? 요즘 내가 꾸미는 데에 관심이 많아져서 그런걸까? 공감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그런걸까? 아니면 여자주인공을 중심으로 흐르는 로코에 익숙해져서 그런 것일까.
맞다. 요즘 화장이나 패션에 관심이 많아져서 여자 배우들을 유심히 보고있다.
맞다. <두번째 스무살>의 최지우를 보며 몇십년이 넘도록 수동적으로 살아온 인물의 행동과 사고방식을 보면서 엄마 세대인 50대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고자했다. <그녀는 예뻤다>를 보면서 스스로의 현실을 부끄러워하는 황정음에 공감했다.
맞다. 의학 드라마나 시대극들이 주로 남자주인공을 중심으로 흐르는 것과 달리 로코물(로맨스코미디)는 여자주인공에게 포커스가 맞춰서 이야기가 흘러간다. 근래에 봤던 드라마들이 죄다 로코이니 익숙해졌을 수 있다.
아무리 그래도 남자주인공에게 신경을 쓰지 않으며 드라마를 보고 있는 내가 낯설다. 자각하지 못한 틈에 어느새 변해버려 당황스럽다. 이런 초점의 변화가 내일 방영될 <육룡이 나르샤>에 영향을 미치면 어떡하지?
<육룡이 나르샤>느 유아인, 김명민, 변요한 때문에 보려고하고 신세경 때문에 걱정하고 있으나 그 역할이 크지 않으리라 생각하며 다독이려고 하는 참인데, 만약 내 드라마 선택기준이 여자주인공이라면 <육룡이 나르샤>를 외면할 지도 모른다. 부디 남자주인공들에게 초점을 맞추거나, 신세경이 연기를 잘해주어서 <육룡이 나르샤>도 즐겨볼 수 있기를 바래야한다. 아니면 <두번째 스무살>과 <그녀는 예뻤다>가 내게 특이케이스이거나.
작성 2015.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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